2010년 11월 8일 월요일

어느 호텔 객실 청소부의 고백

깨끗하게 잘 정돈된 호텔방을 들어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반듯하게 쫙 펴진 하얀 침대시트를 보면, 눕기조차 미안할 정도다.
물한방을, 물기하나 없는 화장실은 손씻기 조차 아까울 정도로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다.

특급호텔일 수 록, 먼지하나 없이 잘 정돈되고 산뜻, 깨끗한 방은
호텔객실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투숙객에게 상쾌함을 전해준다.

근런데,
과연 그럴까?























Photo by stevendepolo, Flickr



"배큠을 하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만 줍지요"


"DND" - Do Not Disturb.
객실 문밖에 이 싸인이 붙어있는 날은 신나는 날이다.
"할렐루야~~~" 기쁨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루 8시간 근무중 방당 객실 청소는 평균 30분이다.
하루 평균 15객실을 청소하는데 방문밖에 이런 싸인이
하나, 둘, 셋이 걸린 날이면 최고의 대박날인 것이다.
물론, 그 싸인이 나의 근무시간이 끝날때까지 걸려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는 다시 중간점검을 하면서 그 방을
청소해야만 한다. 퇴근이 늦을 수 도 있다.





















Courtesy of Businesstravellogue.com



보기에 깨끗하다면....
물론 투숙객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지만, 어떤 객실은 손님이 묶었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깨끗한 방이 있다. 주로, 출장나온 남자손님들의 객실은
침대시트만 가는 것과 화장실 청소만 하는 것으로 쉽게 청소를 끝낼 수 가
있다.

이런 객실은 청소기를 돌릴 필요도 없다.
그냥, 눈에 보이는 것만 정리정돈 하고 바닥에 떨어진 것만 줍고 나온다.
목욕탕도 손님이 사용을 했던 않했던 원래는 뜨거운 물로 씻어내고
닦아내야 한다. 그러나, 보기에 깨끗하거나 사용한 흔적이 없다면
우리는 걸레질만 한다. 새로운 타월을 바꿔달고 머리카락 몇개만
줍고, 비누, 화장지만 바꿔 놓으면 된다.
30분 청소할 시간이 10분도 않되서 끝나는 것이다.
남는 시간은 쉬거나 딴일을 한다. 이런 손님은 팁도 많이 준다.

















Photo: Frontdoor.com


간혹 가다가...
어떤 객실은 마치 전쟁을 치룬 방 모습을 남겨 놓는다.
아무리 자기들이 청소 않한다고 하지만, 이런 방을 청소하기위해
들어오면, 욕부터 나온다.

화장실 바닥에 여기저기 깔려있는 타월들...
침대는 시트까지 벗겨져 있고, 여기저기 머리카락이 나 뒹군다.
무엇을 사들고 들어와 먹었는지, 사방에 음식찌거기가 널려있다.
간혹가다가는 화장실을 쓰고 물도 내리지 않은 방도 있다.
무엇이 그리 급하길래.
하얀 침대시트와 필로커버는 사람이 묶었다는 생물학적 흔적이
역겨울 정도로 남아있다.
한번은 그 흔적이 얼마나 심했는지, 베드시트는 물론,
메트레스까지 거둬내 바꾼적이 있다.
이런 객실을 청소할떄는 완전 무장이 필요하다.
고무장갑에 마스크,,, 호텔객실 청소부도 위험한 직업군에
든다는 생각이 나는 경우다.

















Photo: Hotelchatter.com


팁...
처음 일을 시작했을때 그 누구도 방에 놓인 돈은 객실 청소부의
것이라는 것을 내게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
그만큼 나는 순진했었다.
그러다 방 이곳저곳에 남겨진 동전들, 손님이 체크아웃을 한 방에
남아있는 돈들은 내가 팁으로 가져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후로는 청소하려고 객실문을 따고 들어올때면, 당연히 팁부터
찾게되는 속물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동료는 한방에서 자그만치 $10도 받았다고 자랑을 떠는 것을
볼때면,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한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2 이상의 팁을 받아본 적이 없다.
손님중에는 팁대신, 선교 팜플렛을 놓고 가는 분도 있다.
어떤 꼬마는 호텔 편지지에 그동안 고마웠다는 내용의 편지를
커다란 돈 그림과 함께 놓고가기도 했다.
차라리 이런경우, 귀엽다고나 할까?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시침이 뚝떼고 팁도없이 체크아웃하는
손님들은 다음부터는 다른 호텔로 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던 어느날,,,
난 침대위에 빠딱한 새돈 $100을 받은적이 있다.
처음에는 손님이 실수로 놓고간 돈인 줄 알았다. 그래서 방을
청소하고도 돈은 만지지 않고 그대로 놓고 나왔는데,
다시 재점검할때도 그대로 있었기에 팁으로 간주해 챙겼다.

그날은 정말 열심히 모든 방들을 청소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나의 "열심"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박봉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루에 열다섯 방을 청소하다 보니 먼지도 뒤집어 쓰고,
더러운 것도 치워야 하는 고달푼 일이다. 그러다 보니 꽤가난다.

깨끗하고 청결한 방을 기대하고 찾으시는 손님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월급도 오르고 팁도 많다면
정말 열심히 일을 하겠다.



*(편집자 주): 위의 내용은 Shine 매거진에 소개된
"Confessions of a Hotel Housekeeper"를 필자가 번역,
새롭게 구성한 것입니다.

 

-Higg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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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Oldman :

유학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한국중국집에서 버스보이로 일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30여명의 한국분들이 저녁을 단체로 먹고는 갔는데 팁이 안보여 빈접시들을 치우면서 열심히 찾았지요. 결국 발견했는데 접시밑에 Quarter한개를(원래는 10프로 정도만 쳐도 $40 이어야 했지요) 숨겨 놓았더군요. 그 때가 새벽 1시였는데 얼마나 기운이 빠지고 맥이 풀리던지...

그 이후론 어디서 숙박을 하던, 식사를 하던 팁을 후하게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 사람들의 고충을 알거든요. 그 기억이 갑자기 나서 끄적여 봅니다. ^^;

HigginK :

대충 올드맨님의 연세를 짐작해 봅니다. 그당시 유학생들은 파트타임 잡으로 일하며 공부하는, 어쩌면 낭만적인 시절이기도 했지요. 저 또한 대학때 구내식당에서 주5일 디씨워시룸에서 2년간 일을 하였답니다. 주말에는 풋볼게임 시큐리티 가드로, 캠퍼스 파킹장 돌며 딱지띠는 알바로,,, 정말 열심히 대학생활을 보냈지요.

한국분들, 권리주장도 좋지만, 매너있는 팁문화도 몸에 베었으면 하는 생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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